시간이 흐를 수록 혼마루의 남사들은 모두 사니와를 한번쯤 마주쳤고, 그때마다 사니와에게 작은 선물을 받았다.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날이었다. 남사들중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것이 폭풍전야였음을. 그날도 아주 평화로운 일상적인 날이었고, 사니와의 편지에 따라 출진을 다녀오고, 내번일을 하고 평화로운 오후시간을 보내던 그때 사니와의 별채에서 큰 소리로 문이 닫히며 사니와가 헐레벌떡 뛰어나와 게이트 앞으로 달려갔다. 단 한번도 사니와는 뛰거나, 혹은 큰 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전례없는 사니와의 모습에 남사들은 놀랐다. 그러고는 이내 그 놀라움이 좋지 못한 기운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데는 아주 조금의 시간만 필요할 뿐이었다. 그때 게이트가 작동하며 열렸다. 그 안에서 옅은 갈색의 머리칼을 가..
고코타이가 사니와를 만난 그 날을 기점으로 사니와는 특별히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자주 혼마루를 돌아다녔다. 워낙에 기척이 없는지라 남사들은 종종 곁에 지나가는 시커먼 인영을 보고 그제서야 알아챘다. 정원에서, 신사에서, 마굿간에서, 밭에서, 연못에서 사니와는 늘 소리없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남사들은 그런 사니와를 보고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니와가 적응하는 기간이었고 자신들에 의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니와는 종종 만나는 남사들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주었다. 혼마루에서 선물을 받은 첫번째 남사는 고코타이였고, 두번째는 바로 사몬지 형제였다. 유독 햇빛이 맑고 투명했던 날 가벼운 아침내번을 마치고 가던 코우세츠는 우연히 사니와의 거처쪽을 지나가다가 ..
#검사니 #블혼주의 #R18적 요소 주의 #아무말 주의 두 번째로 사니와를 만난 이는 고코타이였다. 늘상 개구쟁이인 새끼 호랑이 다섯마리와 함께 하는 고코타이의 주된 일과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호랑이들을 단도리하는 것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도망친 호랑이를 잡으러 혼마루를 동분서주하던 고코타이는 한 건물 앞에서 울상을 지으며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고코타이의 호랑이가 들어간 곳은 바로 사니와의 거처였기 때문이다. 사니와의 거처는 정원이 딸린 독립된 별채였고 그곳에 출입하는 이들은 식사를 가져다주는 미츠타다나 카센정도로 소수였다.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도 되냐고 사니와에게 말을 걸 수도 없고 고코타이는 능소화 덩굴이 가득한 별채 입구앞에서 울상을 지으며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블랙 혼마루 언급 있음 #R18소재 있음 #나름대로 치유 #아무말 주의 그 후로 꽤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역시 사니와는 자신의 거처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 정말 드물게 산책하러 나오는 것을 빼고 남사들 역시 사니와를 잘 볼 수 없었다. 어찌나 기척도 없고 조용히 다니는지 남사들은 사니와를 눈치채지 못할 때도 있었다. 혼마루에서 사니와를 제일 처음 본 행운의 남사는 미카즈키였다. 보름달의 창백한 빛이 유독 가득 흘러넘치던 늦은 밤, 미카즈키는 그날 따라 잠이 오지 않아 혼마루를 산책하고 있었다. 발이 가는대로, 기분이 내키는대로 걸음을 옮기던 미카즈키는 한 인영을 발견했다. 자기처럼 잠이 오지 않아 달빛 속을 거니는 다른 남사인줄 알았던 미카즈키는 남사들의 그 어떤 모습과도 맞지 않는 인영의 뒷모..
"있지, 주인은 우리가 싫은걸까?" 사니와가 떠난후 조용한 혼마루에 시나노의 뾰로통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건 아닐껄?" "그건 아닐겁니다." 사니와가 지나간 본채의 회의장은 소란스러웠다. 온 몸을 어두운 빛의 천으로 꽁꽁 싸맨 그들의 주인은 어쩐지 모르게 어둔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에? 다들 어떻게 그렇게 환신하는 거야?나는 귀동이라 이런 대접 처음이라고!" 혼마루에 늦게 온 편인 시나노가 투정 섞인 말을 하자 곁에 있던 호쵸도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대장의 영력이나 행동을 보면 아니란걸 알 수 있지."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지금의 주군이 정화 사니와 출신이라서 그럴거랍니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야겐의 말을 이치고가 받아 이었다. "이치형, 그럼 정화 사니와들은 저렇게 다들 우울해?" ..
같은 얼굴 다른 느낌. 이렇게까지 마냥 선한 혼마루는 처음이었다. 늘 적의와 살기와 분노만 마주하던 나에게이런 신선한 기운은 몹시도 낯선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대가없는, 이유모를 호의어린 시선과 감정을 받아본게 언제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수많은 시선들이 쏟아지는걸 뒤로하고 주인의 다리인듯한 상석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얼굴을 가린것이 참 다행이다.표정이나 생각이 얼굴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눈치 빠른 이들, 더욱이 오랜 세월을 살아온 츠쿠모가미라면 나의 당혹스러움을 쉬이 눈치챌 수 있을것이다. 굳이 아무것도 모를 이들의 감정으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어찌되었던간에 날 괴롭힌 것은 그들의 동소체이지 여기 모여있는 남사들이 아니니까. 내가 자리에 앉자 서있던 남사들이 자리에 앉았다. '난감하네.....
Hydrangea; 수국 -자캐 사니와 등장 -여러가지 r-18적 요소 등장예정-검사니 베이스-뼝자 사니와 사람 만들기 적당한 사람이 있는 카페에는 여자 두명이 앉아있었다.벌꿀빛 머리칼을 가진 여성과 청보랏빛 머리칼을 가진 여성. "갑자기 그렇게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당연하죠, 그냥..정착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이유는 물어봐도 말해주지 않을거죠?" "때가 되면 말해줄게요." "알았어요. 그래도 세번째 사람이네요. 그 팀중에서는" 벌꿀빛 머리칼의 여성이 미소지었다. "그런가요. 다들 서서히 머물 곳을 찾아가게 되네요."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배정된 혼마루는 이곳이고요, 전임은 정화 사니와였고 결혼으로 인해 사니와 업무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연차가 꽤 되는 혼마루예요. 짐은 미리 보내놓..